1. 추천음악
String quartet in d minor - Hugo Wolf (1860~1903)
후고 볼프(Hugo Wolf, 1860-1903)는 오스트리아의 빈디슈그라츠(Windischgraz)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일찍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소년 시절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모두 공부했으며,
비엔나 음악원에서 제적 당했지만 독학으로 작곡을 계속 이어가고,
이는 특히 그의 기악 작품에서 실험 작곡가로서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위치를 유지할 수 없었던 볼프는 남은 생애의 대부분을 비엔나에서 평론과 비평가로서 활동하고 음악 교사로 일했습니다.
볼프는 작곡가로서 가곡 장르(Lieder)에 있어 슈베르트 다음으로 이 예술 형식의 가장 위대한 거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가 남긴 250여개의 가곡에는 독일 문학의 시를 읽어내는 감각이 엄청나게 뛰어났으며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도 시인으로서 감수성을 지닌 곡들을 작곡하였지만 볼프는
그만의 음악을 시에 연결시키는 뛰어난 능력으로 가곡 작품을 이어나갔습니다.
후에 그는 바그너의 영향을 받았고 바그너의 음악에서 발견되는 반음계 및 기타 혁신의 사용을 고수한
이른바 신독일파의 대표 작곡가가 되었습니다.
실내악의 영역에서 볼프는 가곡 작품들에 비해 미비하지만 오늘 추천해드리는
현악 4중주 <라단조>는 그의 유일한 실내악 편성의 곡이라 의미가 있습니다.
그의 유일한 현악 4중주 곡인 이 곡을 작곡할 때에 그는 빈에서 살면서 재정적으로 어렵고 그의 아버지에게 도움의 편지를 쓰기도 했는데요,
그의 아버지는 1880년 12월 자식들을 위해 노예처럼 일을 해야만하고 베토벤의 괴벽을 닮았다며 정신차리고 일을 하라고 다그쳤으나
볼프는 음악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이 곡은 1897년~1903년 사이에 작곡된 곡으로 4년동안 그의 병마와 싸우며 작곡된 곡입니다.
"Entbehren sollst du - sollst entbehren" (You should do without, do without.)라는 제목을 가진 이 곡은
괴테의 파우스트 한 대사를 모토로 삼아 작곡하였고, 총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 내용
I. Grave – Leidenschaftlich bewegt - II. Scherzo: Resolut - III. Langsam - IV. Sehr lebhaft
1악장은 결의에 찬 모토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묵직하고 느린 Grave에서 열정과 긴장감과 절망적인 느낌이 나오는 Leidenschaftlisch bewget로 이어집니다.
2악장은 강력한 스케르초인 Resolut로서 베토벤 Op.95 4중주 3악장의 직접적인 인용으로 시작됩니다.
3악장은 단순히 Langsam(느림)으로 표시된 거대한 소극적이고 작은 오프닝은 후기 베토벤의 현악 4중주 곡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마지막 4악장은 밝고 활기찬 피날레 Sehr Lebhaft에서 그는 불만족스러웠던 원곡을 대체한 피날레를
4중주 1부 이후 5년에 걸쳐 (병마로 인한) 쓰여 졌고,
많은 조성의 변화가 이 4악장 안에 들어온 것을 보아 볼프의 음조 사상이 확연히 바뀌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몇 년 동안 이 4중주 곡은 비평가들뿐 아니라 열렬한 지지자들도 있었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겼습니다.
전체적으로 악기의 점진적인 쌓음과 느리고 여린 서주의 시작 등 바그너와 베토벤의 영향을 받아 작곡된 것을 알 수 있으며,
율동감과 같은 주제의 반복적인 모습은 슈베르트를, 깊은 음악적 울림은 브람스도 느끼게 해주는 곡입니다.
이 곡 다음으로 작곡된 1887년 두번째 4중주곡이 될뻔한 이탈리아 세레나데의 화려한 한 악장의 곡만 남겨둔채 그는 숨을 거두게 됩니다.
19세기 마지막 30년 동안 유럽은 상대적으로 평화스럽고 안정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20세기는 1차 세계대전이라는 대격변을 정점으로 사회적 불안과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했습니다.
음악계에서도 비슷한 불안과 긴장이 다양하고 급진적인 실험을 통해 나타났고 이 기간은 고전-낭만 시기를 단순히 마감하는 것뿐만 아니라
18, 19세기 동안 이해되고 있던 바의 조성의 관습까지도 마감하는 기간이 되었습니다.
그의 독일문학에 대한 엄청난 탐닉과 연구로 만들어진 250여개의 가곡들과 피아노곡, 합창곡 등은 독일의 전통을 따르면서
바그너의 영향에 따라 작곡이 되었습니다만, 볼프는 이러한 시대에 여러 실험적인 작곡을 통하여 후에 쇤베르크까지 연결되는
중요한 음악사적 역할을 하고 후에 정신적인 이상으로 안타깝게 43세에 생을 마감하게 된 질풍과 같은 삶을 살아간 천재입니다.
3. 인사
휴고 볼프의 현악 4중주 <라단조>를 들으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음악을 통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새해를 맞이하고 음악을 통해 용기를 주는 그의 마음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추신: 여러 음원들 가운데 가장 현대적으로 연주된 내용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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