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퍼스트앙상블 음악이야기

👉내 연주가 길을 잃었을 때— 연말에 점검하는 연습 기준

마이퍼스트앙상블 2025. 12. 2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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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은 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 연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을 때가 있습니다.
분명 시간을 들였는데 소리는 달라지지 않고,
악보를 보고 있어도 무엇을 더 고쳐야 할지 보이지 않을 때 말이죠.

연말은 이런 상태를 돌아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더 열심히’가 아니라,
연습의 기준 자체를 점검해야 할 때이기 때문입니다.


1. 연주가 길을 잃는 순간은 언제 오는가

많은 연주자들이 이런 경험을 합니다.

  • 매일 연습은 하는데 발전이 느껴지지 않을 때
  • 선생님의 지적을 고치려다 오히려 더 복잡해질 때
  • 곡은 끝까지 치지만, 음악이 아닌 ‘동작’만 남았을 때

이 상태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 연습에 기준이 사라졌다는 것

연습량이나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향해 연습하고 있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2. 연습에는 반드시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연습은 반복이 아니라 판단의 연속입니다.

  • 이 소리가 내가 원하는 소리인가?
  • 이 프레이징은 음악적으로 설득력이 있는가?
  • 지금 고치고 있는 문제는 핵심인가, 부차적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반복만 하면
연습은 점점 길을 잃습니다.

특히 혼자 연습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 외부의 기준이 아닌, 내부의 기준이 더 중요해집니다.


3. 연말에 점검해보면 좋은 연습 기준 3가지

① 나는 ‘소리’를 기준으로 연습하고 있는가

손가락, 활, 포지션은 모두 수단입니다.
하지만 연습의 출발점은 항상 소리여야 합니다.

  • 내가 원하는 음색은 무엇인가
  • 이 곡에서 필요한 소리의 성격은 무엇인가

이 질문 없이 테크닉만 반복하고 있다면,
연습은 점점 공허해집니다.


② 악보를 ‘읽고’ 있는가, ‘외우고’ 있는가

많은 연주자들이
악보를 보고 있지만 사실은 기억에 의존해 연주합니다.

연말에는 이렇게 점검해 보세요.

  • 이 쉼표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는가
  • 이 화성 진행이 왜 필요한지 말로 풀 수 있는가

악보를 설명할 수 없다면,
아직 음악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③ 지금 고치는 문제는 ‘본질’인가

연습하다 보면 사소한 것에 매달리기 쉽습니다.

  • 음 하나의 정확도
  • 속도의 미세한 차이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지금 이 곡의 핵심 문제인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연말에는 이렇게 정리해보세요.

“이 곡에서 내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단 하나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연습의 방향은 다시 잡히기 시작합니다.


4. 연습이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는 순간

연습의 기준이 생기면
연습 시간은 줄어들어도 집중도는 훨씬 높아집니다.

  • 무엇을 듣고 있는지 분명해지고
  • 무엇을 고쳐야 할지 명확해지고
  • 연습 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이때부터 연습은
‘불안한 반복’이 아니라
의미 있는 선택의 과정이 됩니다.


5. 연말에 남기는 작은 정리

올해의 연습을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세요.

  • 나는 어떤 기준으로 연습해왔는가
  • 그 기준은 나를 앞으로 데려갔는가

연습이 길을 잃었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실패가 아니라 기준을 다시 세울 시점이 왔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연말은
속도를 올리기보다
방향을 다시 확인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덧붙이며

이 글에서 이야기한 연습 기준과 사고 방식은
제가 정리한 미니 워크북 시리즈에서도
조금 더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만 참고하셔도 충분합니다.)


마무리

연습은 늘 성실했지만
어느 순간 길을 잃었다고 느꼈다면,
올해의 마지막 연습은
더 많이 하는 연습이 아니라, 더 정확히 돌아보는 연습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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