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습은 분명히 하고 있다.
메트로놈도 켜고, 손도 바쁘게 움직인다.
그런데 연습이 끝나고 나면 이상하게도 마음에 남는 게 없다.
“오늘 뭘 연습했지?”
“어제랑 뭐가 달라졌지?”
요즘 레슨실에서, 그리고 개인 연습을 하는 많은 첼리스트들에게서
비슷한 질문을 듣게 됩니다.
연습량과 음악적 성장은 항상 비례하지 않는다
아마추어 연주자든, 전공을 준비하는 학생이든
어느 순간부터 이런 상태를 겪게 되지요.
- 음정은 예전보다 안정적인데 음악이 밋밋하게 느껴지고
- 테크닉은 늘었는데 곡이 ‘말을 걸어오지 않는’ 느낌
- 악보는 익숙한데, 표현에 확신이 없다
이때 대부분은 연습 시간을 늘리는 선택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연습의 방향인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하지 않는 연습”의 한계
우리는 종종 이렇게 연습합니다.
- 틀린 음을 고치고
- 활이 흔들리지 않게 만들고
- 더 빠르고 정확하게 연주하는 것
물론 모두 필요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 연습만 반복되면 어느 순간 음악은 멈춘게 됩니다.
왜냐하면
소리는 나지만, 해석은 자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곡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반복하고
작곡가의 질문을 읽지 않은 채 손만 움직이면
연습은 ‘소비’되고 음악은 남지 않습니다.
많은 선생님들과 지도자들은 이 부분을 강조합니다.
아마추어 연주자와 전공생의 공통된 지점
흥미로운 건,
아마추어 연주자와 예술중·예고 전공생 모두
비슷한 지점에서 막힌다는 사실입니다.
- “이 부분을 왜 이렇게 연주해야 하죠?”
- “다르게 연주해보고 싶은데 기준이 없어요”
- “표현을 하라고 하는데, 뭘 바꿔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 질문들은 모두 하나로 연결됩니다.
👉 연습을 ‘해석의 과정’으로 인식하지 못했을 때 생기는 고민입니다.
연습에 질문이 생기기 시작할 때, 음악이 남는다
연습이 달라지는 순간은
손이 더 빨라질 때가 아니라,
질문이 생길 때입니다.
- 이 프레이즈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 이 화성 위에서 첼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 이 곡에서 내가 가장 전달하고 싶은 감정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기록하고, 정리하고, 다시 연주에 반영할 때
연습은 단순 반복이 아니라 사고의 과정이 되고,
그때부터 연습이 끝나도 음악이 남습니다.
그래서 연습에는 ‘기준을 정리한 도구’가 필요하다
혼자 연습할수록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정리해줄 기준이 필요합니다.
연습을 도와주는 도구는
더 어려운 곡이 아니라,
생각을 정리해주는 가이드일 때 효과가 큽니다.
연습의 방향,
곡을 바라보는 순서,
표현을 확장하는 방법이
조용히 정리되어 있을 때
연주자는 스스로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연습은 결국, 음악을 남기기 위한 시간이다
연습은 결과를 보여주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음악을 내 안에 남기기 위한 과정이지요
오늘 연습이 끝난 뒤
조금 더 분명해진 해석이 있고
어제보다 명확해진 질문이 있다면
그 연습은 이미 성공입니다.
🎄 덧붙이는 말
혹시 요즘,
연습은 하고 있는데 음악이 남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면
연습을 다시 바라보는 하나의 참고 자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연습의 흐름과 질문을 정리해둔 자료를
소개합니다.
👉 Klangatelier Cello 미니 워크북 Vol.1–3
(연습을 ‘생각하는 과정’으로 바꾸고 싶은 연주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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